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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그레] 부숴진 톱니

곰냐미 2016. 12. 8. 03:57

신비한 동물사전의 스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크레덴스X그레이브스


설정 

1. 그레이브스는 크레덴스를 직접 만난적이 없다.

2. 그레이브스는 전쟁으로 부인과 아이를 잃었다. (아이가 성장했다면 크레덴스의 또래)



상황이 정리되고 감금되어 있던 그레이브스는 한참 뒤에 구조 되었다. 그는 그린델왈드가 마실 폴리주스의 원료인 머리카락을 제공해야 했는지 단정한 머리카락이 쥐가 파먹은 듯 이리저리 잘려 있었고, 몸에는 고문의 흔적이 선명했다.

그레이브스는 빠르게 회복하였고 다시 미합중국 마법의회 (MACUSA)에 복귀하게 되었다. 하지만 예전처럼 집행부의 수장으로서가 아닌 오러로서 복귀하게 되었다.

퍼시발 그레이브스는 자신에게 내려진 처벌을 조용히 받아들였다.

자신의 부주의로 미국 마법사 사회를 통채로 노마지들에게 들어나게 했다는 사실 하나로 자신은 이미 사형되고도 남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언론에서는 강력한 그린델왈드가 계획적으로 그레이브스를 납치하여 음모를 꾸였다고 알려졌지만 그레이브스는 집행부의 수장인 자신이 그린델왈드를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자만심으로 인하여 그와 독대를 했고 그것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 같은 오러였지만 누구도 함부로 그레이브스를 건들지 못했다.

복귀한 그레이브스는 집행부의 수장이었다는 것을 알리듯 같은 오러들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활약을 했다.

그 활약 뒤에 그레이브스 본인이 이를 악물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아무도 알지못했다.


비가 많이 내리던 날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그레이브스는 아직 후유증이 남은 몸이 바닥에 무겁게 끌리는 것 같았다.

피곤한 몸을 침대에 눕혔지만 눈을 감으면 보이는 거만한 그린델왈드의 모습과 둔하게 느껴지는 통증에 쉽게 잠들지 못했다.

결국 뒤척이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내려온 그레이브스는 빗소리를 들으며 거실에 앉아있었다.

언제부터인지 둔하게 들려오는 빗소리 사이에서 머리속을 울리는울음소리에 결국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현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현관 앞에 서자 울음소리가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이제 그냥 무시하면 될 것 같았지만 그 소리를 무시하지 못했다.

그레이브스는 결국 문고리에 손을 얹고 문을 열었다.


끼이익-


작게 들려오던 빗소리가 아무런 장애물없이 들려오자 울음소리 같은 것은 들리지 않았다.

머리속에 들려오던 울음소리도 결국 질 나쁜 환각이었다고 치부하며 문을 닫으려고 했다.


"잘못, 했어요. 흑- 흐흐흑."


빗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을 목소리가 선명하게 귀에 들려왔다.

그레이브스는 걸음을 옮겨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몸을 기울였다. 계단에 서서 고개를 돌리자 무언가 비를 맞으며 어둠 속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누구지?"


그레이브스의 목소리에 무언가가 놀라 입을 막은 것 같은 억눌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레이브스가 지팡이를 쥐고 팔을 뻗어 빛을 비추자 그릇을 엎어놓고 자른 듯 엉망인 머리에 마른 아이라기 보다는 청년으로 보이는 남자가 곧 없어질 듯 몸을 웅크리고 울고 있었다.

어둠 속에 유령처럼 창백한 얼굴이 둥둥 떠있는 것 같은 그와 그레이브스가 시선이 마주쳤다.

그냥 무시하면 될 일이었지만 비를 오래 맞은 듯한 그가 파랗게 변한 입술로 덜덜 떨면서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


"그,그레이브스씨..."


그레이브스는 그 아이를 처음 보았다.

하지만 아이는 자신의 이름을 서슴없이 불렀다. 자신이 짐작하기로는 자신의 모습으로 변한 그의 짓임에 틀림없었다.

모든 사고는 그가 저지르고 뒷처리는 자신이 해야하는 상황이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그레이브스는 자신의 무력함을 탓했다.

우선 아이가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었다.

노마지와의 접촉은 하지 않는게 좋은 일이었지만 뇌를 휘젓는 울음소리를 무시할 수가 없었다.

아이는 웅크리고 있던 시간이 길었는지 쉽게 일어서지 못했다.

그레이브스가 손을 내밀자 아이는 머뭇거리다가 그의 손을 잡았다.

그레이브스의 손을 잡는 아이의 손은 창백하고 유령의 손처럼 체온을 잃었다. 하지만 꽤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비틀거리며 일어서는 아이의 몸은 한껏 구겨져 곱추처럼 보일 정도였다.


눈치 빠른 집요정이 부산하게 벽난로의 불을 키워 따뜻하게 공기를 데워두었다. 그리고 그레이브스의 눈에 쉽게 뜨일 수 있는 곳에 수건을 꺼내 두었다. 그레이브스가 자신의 손을 꽉 잡은 그의 손에서 자신의 손을 비틀어 빼어 수건으로 머리를 감쌌다.


"그,그레이브스씨. 도,도와주세요."


그의 마음을 읽으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이미 자신도 지쳐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쓸대없이 힘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는 그를 무시할 수 없었기에 젖은 머리를 말려주며 그의 얼굴을 들어 시선을 맞추어 그의 기억을 읽었다.


최악.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 보다 더 최악이었다.

그린델왈드는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알아내어 그것을 쥐어줄 것처럼 사탕발림을 하며 사람을 쉽게 휘둘렀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아이에게 희망이란 걸 주었다가 원하는 것을 얻자 쓰레기마냥 버렸다.

그레이브스는 자신의 얼굴로 눈 앞의 아이에게 저지른 일들을 보며 토악질이 나올 것 같았다.

온기를 찾듯이 손바닥에 볼을 부비는 크레덴스의 행동에 손바닥이 차갑게 변해갔다.


"도와주세요."


그레이브스는 크레덴스를 측은하게 바라보며 손을 거두려 했지만 손을 따라오는 얼굴을 보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너무 가까웠다.


"제, 제발. 도와주세요."

"그래... 크레덴스. 우선 몸을 말리자."


그 행동은 팔만 뻗지 않았지 애정을 갈구하는 아이의 행동과 똑같아 그레이브스는 반사적으로 그의 등으로 팔을 뻗어 굽은 등을 쓸어내렸다.

크레덴스가 덜덜 떨며 그레이브스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코코아 좋아하니?"


그레이브스가 크레덴스에게 한 걸음 떨어지자 크레덴스는 그레이브스의 몸에 닿기 위해 몸을 더 기울이려 했지만 크레덴스의 앞에는 요령 좋은 집요정이 자신의 모습을 들어내고 김이 오르는 코코아가 담긴 머그잔을 크레덴스에게 내밀었다.


"이쪽은 너를 도와줄 집요정이란다. 크레덴스. 네가 필요할 때 부르면 된단다."


앙상한 크레덴스의 손이 머그잔을 붙잡았다. 체온을 잃은 손이 제 온도를 찾느라 빨갛게 변했다.

"방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주인님."

크레덴스는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 코코아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크레덴스. 크레덴스?"

크레덴스는 자신의 이름이 두번 호명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놀라 손에 쥐고 있던 머그잔을 놓쳤다. 코코아가 바닥에 흩어지고 컵이 깨어진 것을 보고 덜덜 떨며 서 있었다.

"죄,죄송해요. 죄송해요."
"놀랄 필요 없단다."

크레덴스가 허리를 숙여 컵을 치우려 했지만 그레이브스가 팔을 잡았다.

"이건 집요정이 할 일 같구나. 너는 잠들 준비를 하면 된단다.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말이야."

그레이브스는 집요정에게 뒷처리를 맡기고 크레덴스를 이끌어 손님방으로 향했다.

"여기가 네 방이 될거란다. 지금은 밤이 늦었으니 방을 꾸밀 가구는 내일 사도록 하자."

그레이브스가 지팡이를 움직이자 크레덴스의 몸이 보송보송하게 말랐다.

"피곤하겠다. 잘 준비 하렴."
"그레이브씨..."

그레이브스는 크레덴스에게 입술에 검지를 세워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했다.

"다급한 일이 아니라면 내가 널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내일 듣도록 하자,  크레덴스. 지금 너는 매우 피곤해 보인단다. 쉴 수 있는 푹신한 침대가 제일 필요할 것 같구나."

그레이브스는 크레덴스만 두고 방을 나갔다.
크레덴스는 침대 위에 올려진 잠옷으로 갈아 입기 위해 거친 옷들을 벗어버렸다. 몸에 감기는 실크 잠옷은 벌거벗은 것처럼 무게가 느껴지지 않아 어색했다.
침대에 몸을 눕혔다. 푹 꺼지며 몸을 감싸는 침대는 딱딱한 나무틀로 된 침대와 다르게 눈만 감는다면 금방 잠들것 같았다. 하지만 크레덴스는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다가 이것이 자신이 꾸는 꿈은 아닌가 싶어 침대에서 일어나 방을 나가 그의 방으로 보이는 방문을 열었다.

이것이 꿈이 아니라는 그의 향기가 필요했고 그의 체온이 필요했다.

방 문을 열자 잠들지 못한 그레이브스가 창문을 보고 서 있었다. 기척을 느낀 그레이브스가 크레덴스를 돌아보았다.

"크레덴스."
"죄송해요..."
"너도 잠이 오지 않니?"
".....네."
"이리오렴."

그레이브스의 손짓에 크레덴스는 머뭇거리면서 그의 곁에 섰다. 그레이브스의 눈동자가 머뭇거리며 다가오는 크레덴스를 비추었다.

"손을 주렴."

그레이브스의 말에 크레덴스는 반사적으로 어깨를 덜덜 떨며 허리춤으로 손을 뻗었지만 크레덴스의 손바닥에는 잠옷의 부드러운 감촉만이 닿을 뿐이었다.
크레덴스가 당황해하며 자신의 손을 서로 마구 꼬집었다.

"크레덴스?"
"죄, 죄송해요."

그레이브스가 긴 한숨을 토해내며 크레덴스의 손을 잡아 손바닥을 보았다.
딱지가 앉은 상처가 우둘투둘하게 솟아 있었다.
그레이브스의 손이 지나가자 그 골목에서처럼 상처가 사라졌다.
그레이브스는 크레덴스의 손을 놓아주었다. 크레덴스는 이제 아프지 않는 손바닥을 손 끝으로 만져보았다.

"네가 느끼는 위화감은, 내가 그가 아니기 때문일 거다."

크레덴스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그레이브스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무슨 의미인지 알지 못했지만 그가 자신이 알던 사람과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나...나를 버릴 건가요?"

크레덴스는 차오르는 눈물 때문에 그의 얼굴을 보지 못할 까봐 눈을 깜박이는 것 초자도 하지 못한채 처음으로 고개를 들어 그레이브스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크레덴스의 얼굴에는 버려질거라는 절망이 담겨 있었다. 두 눈에는 곧이라도 떨어질 눈물이 고여 있었다. 

"왜 내가 너를 버릴 거라고 생각하지?"
"제가 스큅이기 때문에요. 그레이브씨가... 아니, 그 사람이 나는 마법사가 될 수 없다고 했어요."
"어쩌면 그의 말이 맞을 지도 모르지만, 넌 마법을 배울 기회를 얻지 못했지."
"그, 그레이브씨."

크레덴스는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그의 의중을 읽어내려고 했지만 알 수가 없었다.

"마법사라는 집단은 네가 상상하는 것과 많이 다를거다. 그가 네게 한 약속은 내가 지키도록 하마. 넌 충분한 대가를 받을 자격이 있는 아이니까."

그레이브스는 손을 뻗어 크레덴스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스큅이라도 너를 버리진 않을거다. 크레덴스."

크레덴스에게 있는 옵스큐러스를 분리하기 위해서는 뉴트 스캐맨터의 힘이 필요했다.
MACUSA에서 알게 된다면 크레덴스를 당장 감옥에 가두는 구금이 내려지거나 사형이 내려질게 명백했다.

그 위험을 무릅쓰고 크레덴스를 자신에 집에 들인 것은 단순한 변덕이었다.


"예전에, 잠이 오지 않으면 누군가와 함께 잠을 청해 보라고 하더구나. 오늘만 함께 자자 구나. 크레덴스."


그레이브스의 손에 이끌려 함께 침대에 누운 크레덴스는 결국 눈물을 떨궜다.


이건 자신이 만들어낸 정말 허울좋은 꿈이라는 걸, 그레이브스는 절대 자신에게 이런 말을 건넬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크레덴스는 두 팔을 뻗어 그레이브스의 몸을 꽉 끌어 안았다. 팔과 얼굴에 느껴지는 체온은 너무나 선명했다.

울던 크레덴스는 머리를 쓰다듬는 따뜻한 그레이브스의 손길을 느끼며 깊은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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