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세계(2013) 기반 창작물.
브로맨스. 혹은, 동성애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불편함을 느끼는 분은 창을 꺼주세요.
띵-!
짧은 도착음이 귀에 날카롭게 꽂혔고, 칼날을 쇳돌에 가는 것 같은 서늘한 소리가 들리며 승강기의 문이 열렸다.
“형님!”
다급한 비명과 뒷통수가 서늘한 느끼에 청이 다급하게 몸을 돌려 뒤를 살피자 구석에 몰린 쥐를 노리는 고양이의 미소를 얼굴에 띈 재범파 조직원들이 청을 향해 손을 뻗었다.
“씨발!!!!”
지옥도의 한 장면과 같이 얽혀 있는 소리가 얽혀 귀를 막아 버렸는지 정청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온 목소리는 귀에 닿지도 못하고 수 많은 소음에 묻혀버렸다.
승강기에서 뻗어 나온 손이 빨판처럼 자신의 팔과 몸뚱이에 달라붙어 좁은 승강기 안으로 끌어 당겼다. 정청은 다급하게 승강기 틀을 잡고 끌려들어가지 않으려고 버텼지만 등 뒤에서 밀치는 힘과 안으로 끌어당기는 힘을 혼자서 버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니들은 대가리가 없냐!!! 이 개새끼들아!”
승강기 안으로 끌려 들어가는 정청의 몸에 팔 하나가 감기며 누군가도 함께 승강기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
덜컹.
승강기가 멈추자 시선을 어깨 너머로 던진 정청은 자신의 눈에 익은 선을 보고 얼굴을 구겼다.
“씨발. 따라올 곳이 그렇게 읍어서 여를 따라왔냐. 이 씨발놈아!”
“여기서 나가면 때리던 말던, 마음대로 해요. 우선, 나가서 이야기합시다. 형님.”
등을 받쳐주는 든든한 체온에 정청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느 이 새끼들한테 뒤지면 내 손에 디진다잉. 알었냐?”
“아, 알았소. 형님이나 조심해요.”
“씨발. 내가 여수 바닥에서 월메나 날렸는지 느 기억 안 나냐?”
“도대체 그게 몇 년 전 이오?”
“킬킬. 나 아직 팔팔하다. 느 놀라지 말어라잉.”
“말은.”
정청과 자성의 대화가 멈추고 눈동자가 이리저리 굴러다니다 날카롭게 갈린 칼 하나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재범파 조직원들이 청과 자성에게 달려들어 엉키기 시작했다.
-
침대에 누워있던 정청이 두 눈을 번쩍 뜨고 도깨비처럼 부라리며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차가운 바닥을 맨발로 딛고 걸음을 옮겼다. 몸에 연결된 선들이 끊어지고 뜯어지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고 병실 문을 거칠게 열었다.
갑작스럽게 열린 문을 가로 막은 조직원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멱살을 두꺼운 손이 거칠게 움켜쥐고 바닥으로 밀쳤다.
쿵!
“윽!!!”
“이..자성이... 씨발! 이자성이!!! 우리 브라더 어딧냐. 잉? 크악. 퉷!”
정청은 목소리를 가로 막은 가래를 병원 바닥에 뱉고는 몸을 일으키려는 조직원의 가슴을 밟고 체중을 실었다.
“큭! 혀...형님...!”
“우리 브라더. 이자성이 말여!!!!”
“형님!!!”
자신을 잡는 손을 느낀 청이 반사적으로 주먹을 쥐고 몸을 돌리다가 익숙한 얼굴을 확인하고 얼굴 앞에서 주먹을 멈추었다.
얼굴로 다가오는 주먹을 본 인호가 뻣뻣하게 굳었다가 자신의 얼굴 앞에 멈춘 정청의 주먹을 보고 작게 한숨을 뱉어내었다.
“형님. 깨셨으면 저희를 부르시지 그러셨습니까.”
“브라더는?”
“형님. 우선 병실로 들어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씨발. 인호야. 느 귀 처먹었냐. 아니면, 느도 처 맞아야 말할래잉.”
“병실로 돌아가시면 말씀 드리겠습니다. 형님.”
청은 자꾸만 말을 돌리는 인호의 행동에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끼며 빈주먹을 세게 움켜쥐었다.
“씨발!”
청의 억눌린 낮은 욕설과 함께 인호의 멱살을 붙잡고 벽으로 밀어붙였다.
쿵!
“큽!..혀...”
“인호야아-! 아가아!!! 느 아직까지 나를 모르냐.”
인호는 발이 공중에 뜬 상태로 자신의 목덜미를 물어버린 맹수와 같은 눈동자와 공기 한 줌 들어오지 않는 코와 입으로 공기를 집어넣으려고 정청의 손을 긁으며 본능적으로 저항했다.
정청은 인호의 눈동자가 뒤집히며 흰자위를 들어내자 그제서야 손에 힘을 풀었다.
“커헉!!! 헉!”
정청은 무릎을 굽히고 바닥에 쓰러져 숨을 몰아쉬는 인호의 둥근 뒷통수를 쓰다듬 듯 손을 얹어 둥근 뒷통수를 지나 뒷목으로 점점 손을 아래로 끌어 내렸다. 그리고, 자켓 위로 들어난 하얀 와이셔츠의 카라를 거칠게 잡아채어 목줄에 맨 개처럼 끌었다.
“큭!! 커억!!!”
정청의 손에 이끌려 도살장에 끌려가는 가축마냥 살기위해 발버둥치는 인호의 모습을 본 조직원 누구도 감히 숨소리조차 크게 토해내지 못하고 굳어버렸다.
한 팔에 인호를 잡고 걸음을 옮기는 정청의 걸음은 충분히 말릴 수 있을 정도로 느렸지만, 걸음을 옮기는 그에게서 나오는 살기에 인호를 살리기 위해 한 걸음이라도 가까이 다가간다면 그 누가 됐건, 정청의 손에 잡힌 인호처럼 될 것이란 걸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우리 브라더. 어딧냐아. 인호야아!"
정청의 억눌린 울부짖음이 다시 한 번 고요한 병원 복도를 울렸다.
1. 자유연재 입니다.
언제 다음편이... 올라올지 모르겠습니다. ㅜㅠ 크흡.
2. 사실 저는 이자성이 약하게 나오는걸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쓰다보면 이자성을 괴롭힐 때가 제일 좋아요.
...이자성이 어디 아픈것도 참 좋아합니다. 결론은, 괴롭혀야 제맛인 이자성?
3. 소설의 제목을 모집합니다. :)